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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2 사이드 1 · 340×122
    v2 사이드 2 · 340×122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위험한 계절_2부

    멀리 가로등 아래 서 있는 한 사내의 실루엣이 보였습니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제 발걸음은 더욱 무거워졌죠.

    마침내 마주 선 그녀의 남편은 제 예상보다 훨씬 젊고 건장했습니다.

    기껏해야 30대 중후반으로 보이는 그는 탄탄한 체격에 흔들림 없는 눈빛을 지니고 있었죠.

    그 옆에 선 50대 초반의 저는 늘어진 뱃살과 힘없는 눈가를 가진 초라한 늙은이에 불과했습니다.

    그 건장한 체격에서 뿜어져 나오는 압도적인 위압감에 저는 숨이 턱 막혔습니다.

    동시에 머릿속을 스치는 지독한 의문이 저를 비참하게 만들었죠.

     

    '이렇게 젊고 괜찮은 남편을 두고, 그녀는 도대체 왜 나 같은 늙은 사내를 만났을까?'

     

    그 답이 결코 '사랑'이 아니었음을 직감하는 순간,

    제 존재의 밑바닥이 훤히 드러나는 것 같아 차마 고개를 들 수 없었습니다.

     

    영화나 드라마처럼 주먹다짐이 오가거나 고성이 터지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탁 트인 공원에 흐르는 그 정적이 비명보다 더 무서웠달까요?

    그는 아주 차분하고 차가운 목소리로 제게 두툼한 서류 뭉치를 내밀었습니다.

    그 안에는 그녀와 제가 나누었던 은밀한 메시지 내역, 블랙박스 영상 캡처본,

    그리고 우리가 함께 들어갔던 모텔의 출입 시간까지 초 단위로 기록되어 있었죠.

    분명 전문 심부름센터를 이용해 저를 샅샅이 뒤진 게 분명했습니다.

     

    "이거, 당신 부인도 봐야 공평하지 않겠습니까? 부장님이라는 분이 참... 대단하시더군요."

     

    그의 말 한마디에 저는 공원 바닥에 그대로 무릎이라도 꿇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사회적으로 쌓아온 체면이나 '부장'이라는 직함 따위는

    그 건장한 사내의 분노 섞인 여유 앞에서는 아무런 방패가 되지 못했죠.

    그는 합의금조로 제 연봉을 상회하는 거액을 요구했습니다.

    만약 응하지 않으면 회사 게시판에 실명을 올리고,

    제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 앞까지 찾아가겠다고 협박하더군요.

    저는 연신 '죄송합니다'라는 비굴한 말을 내뱉으며,

    그의 요구에 마지못해 그저 고개를 끄덕거릴 뿐이었습니다.

     

    사내가 떠나기 전, 저를 경멸 어린 눈으로 훑어보며 내뱉은 마지막 말은 제 영혼을 갈기갈기 찢어놓았습니다.

     

    "당신 같은 사람 때문에 우리 가정이 이 꼴이 된 게 참... 뭐 같네요 진짜."

     

    그는 미련 없이 등을 돌려 어둠 속으로 걸어갔고,

    저는 홀로 남겨진 벤치에서 한참을 멍하니 서 있었습니다.

    멀어지는 그의 당당한 뒷모습을 보며,

    제가 가졌던 그 짧은 욕망이 얼마나 추하고 비싼 대가를 치러야 하는지 온몸으로 실감했죠.

     

    사건이 터진 직후, 저는 바보같이 그녀에게 매달렸습니다.

    이 지옥 같은 상황을 함께 헤쳐 나가고 싶어서가 아니었습니다.

    왠지 모르게 자꾸 그녀가 줄곧 남편에 대해 했던 말들이 떠올랐습니다.

     

    '저희 남편은 잔소리가 심해요, 저희 남편은 너무 잘 투덜대요.'

     

    저는 되려 큰 마음을 먹고 그녀에게 제 남은 인생을 걸어보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된 거 나도 이혼하고 모든 걸 정리하면 그녀도 나를 따라오겠지'라는 안일한 생각,

    그리고 그 지독한 확신을 얻고 싶은 바보 같은 성찰 때문이었죠.

    그저 그녀가 저를 진심으로 대했다는 확인을 받고 싶었습니다.

    일단 "미안하다", "나도 괴롭다"는 그 짧은 한마디라도 듣고 싶어 수십 번 전화를 걸고 카톡을 남겼습니다.

    될 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제 전부를 던져본 것이었죠.

     

     

     

     

     

    그녀의 반응은..

    댓글31

    강한자지
    강한자지 · 03-11
    잘 봤습니다. 3부를 봐야겠지만 잘 해결됬기를 바랍니다.
    햇살바람
    햇살바람 · 03-11

    이어서 열심히 더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젠 끄적거림으로 훌훌 털어버릴 때도 된 거 같습니다.

    nothere
    nothere · 03-11
    예상되는 슬픈결말이 아니길 바랍니다만.... 남일같지않네요..
    햇살바람
    햇살바람 · 03-11

    앞으로 더 공감하시기 쉽게 잘 써보겠습니다.

    rlaeornjsdl
    rlaeornjsdl · 03-11
    다음편이ㅜ기대되네요
    햇살바람
    햇살바람 · 03-11

    관심가져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너와나의연결고민2
    너와나의연결고민2 · 03-11
    오 한편의 드라마 같아요
    햇살바람
    햇살바람 · 03-11

    사람이 살면서 인생에 한두번은 정말 드라마같은 극적인 일들이 벌어지곤 하는 거 같습니다

    웅컁웅컁
    웅컁웅컁 · 03-11

    흥미진진합니다 빨리 3부가 기다려집니다

    햇살바람
    햇살바람 · 03-11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되도록 빨리 작성해보겠습니다.

    가을이좋아요
    가을이좋아요 · 03-11
    이상 피의자 진술을 마칩니다.
    햇살바람
    햇살바람 · 03-11

    댓글 감사드립니다

    magmax97
    magmax97 · 03-11

    쩝...자랑이 아니라서..제 경험 적기도 뭐하네요. 잘? 해결되었거나 더 좋은? 쪽이 되었기를 기대해봅니다...

    마치 실화 드라마를 기다리는 느낌이네요

    이래서 저는 TV나 드라마를 안보는데...

    여탑에서 이걸 보게 되다니, 나의 과거가 상기되다니...휴...

    햇살바람
    햇살바람 · 03-11
    제가 혹시 트라우마를 건드린 게 아닌지..
    기대하신 거에 부응이 될련지 모르겠습니다
    앞으로 올리는 글 잘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제곧대박
    이제곧대박 · 03-11
    잘봤습니다 추천드려요
    햇살바람
    햇살바람 · 03-11
    추천 감사드립니다
    골드락
    골드락 · 03-11
    결국..황혼의 바람..
    남의 가정 파탄 냈으면
    각오는 하셔야지..
    그걸 자랑이라고..
    그냥 님 인생 나락으로 간건데..
    추억거리도 아니고
    앞으로도 후회속에서 사시길..
    햇살바람
    햇살바람 · 03-11
    글을 올리며 참 많은 생각이 들더군요
    뭔가 제 소회를 끄적끄적거리며
    그냥 이젠 털어내고 싶다는 그런 느낌이려나요..
    아무튼 댓글 감사드립니다.
    kulkul
    kulkul · 03-11
    본인 경험담인가요? 너무 담담하게(?) 얘기하시는거 같아 시간이 지난일인지 각색이 되어있는지 궁금하네요
    햇살바람
    햇살바람 · 03-11

    저와 같은..아니 저보다 더 굵고 더 깊은 ..
    이와 비슷한 사연을 가지신 분들이 여탑에 적지 않으실 겁니다.
    이젠 덤덤하네요 세월도 이제 좀 흘렀고..
    관심가져주셔서 감사드려요

    미뇨옹
    미뇨옹 · 03-11
    음 선택과 결과가 궁금하네요 3부 기대합니다
    햇살바람
    햇살바람 · 03-11
    기대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내일 글 업로드 예정입니다
    대부도
    대부도 · 03-12
    흠..작업 당하신 느낌이 드는건 뭘까요..
    햇살바람
    햇살바람 · 03-12

    사연이 어땠는 지는 계속 글을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댓글 너무 감사드려요.

    자라네2
    자라네2 · 03-12

    그러게요. 남편의 외모나 태도가 좀 그러네요

    비건전주의
    비건전주의 · 03-12

    음.. 무언가 맺힌걸 풀고 싶어하시는게 보이네요

    여기서 그냥 다 털어버리세요

    글로도 설명할 수 없는 상황들이 있었겠지만

    잘 넘기셨으니 이런 글도 올리시는거 아닐까 싶어요

    햇살바람
    햇살바람 · 03-12

    격려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소모리
    소모리 · 03-12
    저는 그래서 결혼안하려구요 ㅋㅋㅋ
    아니 못하는거겠죠 즐기면서 살렵니다
    햇살바람
    햇살바람 · 03-12

    즐기면서 사는 인생이 최고죠. 댓글 감사드립니다

    자라네2
    자라네2 · 03-12

    드라마도 안보는 사람인데 다음편이 기다려 지네요. 그나저나 남편의 외모나 뒷조사와 잔소리,태도등이 뭔가 좀 언발란스 하긴 하네요. 연봉에 가까운 위자료라던가 자녀에 대한 협박이라던가..좀 찜찜하네요.

    햇살바람
    햇살바람 · 03-12

    관심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사연도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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