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가로등 아래 서 있는 한 사내의 실루엣이 보였습니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제 발걸음은 더욱 무거워졌죠.
마침내 마주 선 그녀의 남편은 제 예상보다 훨씬 젊고 건장했습니다.
기껏해야 30대 중후반으로 보이는 그는 탄탄한 체격에 흔들림 없는 눈빛을 지니고 있었죠.
그 옆에 선 50대 초반의 저는 늘어진 뱃살과 힘없는 눈가를 가진 초라한 늙은이에 불과했습니다.
그 건장한 체격에서 뿜어져 나오는 압도적인 위압감에 저는 숨이 턱 막혔습니다.
동시에 머릿속을 스치는 지독한 의문이 저를 비참하게 만들었죠.
'이렇게 젊고 괜찮은 남편을 두고, 그녀는 도대체 왜 나 같은 늙은 사내를 만났을까?'
그 답이 결코 '사랑'이 아니었음을 직감하는 순간,
제 존재의 밑바닥이 훤히 드러나는 것 같아 차마 고개를 들 수 없었습니다.
영화나 드라마처럼 주먹다짐이 오가거나 고성이 터지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탁 트인 공원에 흐르는 그 정적이 비명보다 더 무서웠달까요?
그는 아주 차분하고 차가운 목소리로 제게 두툼한 서류 뭉치를 내밀었습니다.
그 안에는 그녀와 제가 나누었던 은밀한 메시지 내역, 블랙박스 영상 캡처본,
그리고 우리가 함께 들어갔던 모텔의 출입 시간까지 초 단위로 기록되어 있었죠.
분명 전문 심부름센터를 이용해 저를 샅샅이 뒤진 게 분명했습니다.
"이거, 당신 부인도 봐야 공평하지 않겠습니까? 부장님이라는 분이 참... 대단하시더군요."
그의 말 한마디에 저는 공원 바닥에 그대로 무릎이라도 꿇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사회적으로 쌓아온 체면이나 '부장'이라는 직함 따위는
그 건장한 사내의 분노 섞인 여유 앞에서는 아무런 방패가 되지 못했죠.
그는 합의금조로 제 연봉을 상회하는 거액을 요구했습니다.
만약 응하지 않으면 회사 게시판에 실명을 올리고,
제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 앞까지 찾아가겠다고 협박하더군요.
저는 연신 '죄송합니다'라는 비굴한 말을 내뱉으며,
그의 요구에 마지못해 그저 고개를 끄덕거릴 뿐이었습니다.
사내가 떠나기 전, 저를 경멸 어린 눈으로 훑어보며 내뱉은 마지막 말은 제 영혼을 갈기갈기 찢어놓았습니다.
"당신 같은 사람 때문에 우리 가정이 이 꼴이 된 게 참... 뭐 같네요 진짜."
그는 미련 없이 등을 돌려 어둠 속으로 걸어갔고,
저는 홀로 남겨진 벤치에서 한참을 멍하니 서 있었습니다.
멀어지는 그의 당당한 뒷모습을 보며,
제가 가졌던 그 짧은 욕망이 얼마나 추하고 비싼 대가를 치러야 하는지 온몸으로 실감했죠.
사건이 터진 직후, 저는 바보같이 그녀에게 매달렸습니다.
이 지옥 같은 상황을 함께 헤쳐 나가고 싶어서가 아니었습니다.
왠지 모르게 자꾸 그녀가 줄곧 남편에 대해 했던 말들이 떠올랐습니다.
'저희 남편은 잔소리가 심해요, 저희 남편은 너무 잘 투덜대요.'
저는 되려 큰 마음을 먹고 그녀에게 제 남은 인생을 걸어보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된 거 나도 이혼하고 모든 걸 정리하면 그녀도 나를 따라오겠지'라는 안일한 생각,
그리고 그 지독한 확신을 얻고 싶은 바보 같은 성찰 때문이었죠.
그저 그녀가 저를 진심으로 대했다는 확인을 받고 싶었습니다.
일단 "미안하다", "나도 괴롭다"는 그 짧은 한마디라도 듣고 싶어 수십 번 전화를 걸고 카톡을 남겼습니다.
될 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제 전부를 던져본 것이었죠.
그녀의 반응은..
이어서 열심히 더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젠 끄적거림으로 훌훌 털어버릴 때도 된 거 같습니다.
앞으로 더 공감하시기 쉽게 잘 써보겠습니다.
관심가져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사람이 살면서 인생에 한두번은 정말 드라마같은 극적인 일들이 벌어지곤 하는 거 같습니다
흥미진진합니다 빨리 3부가 기다려집니다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되도록 빨리 작성해보겠습니다.
댓글 감사드립니다
쩝...자랑이 아니라서..제 경험 적기도 뭐하네요. 잘? 해결되었거나 더 좋은? 쪽이 되었기를 기대해봅니다...
마치 실화 드라마를 기다리는 느낌이네요
이래서 저는 TV나 드라마를 안보는데...
여탑에서 이걸 보게 되다니, 나의 과거가 상기되다니...휴...
기대하신 거에 부응이 될련지 모르겠습니다
앞으로 올리는 글 잘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남의 가정 파탄 냈으면
각오는 하셔야지..
그걸 자랑이라고..
그냥 님 인생 나락으로 간건데..
추억거리도 아니고
앞으로도 후회속에서 사시길..
뭔가 제 소회를 끄적끄적거리며
그냥 이젠 털어내고 싶다는 그런 느낌이려나요..
아무튼 댓글 감사드립니다.
저와 같은..아니 저보다 더 굵고 더 깊은 ..
이와 비슷한 사연을 가지신 분들이 여탑에 적지 않으실 겁니다.
이젠 덤덤하네요 세월도 이제 좀 흘렀고..
관심가져주셔서 감사드려요
사연이 어땠는 지는 계속 글을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댓글 너무 감사드려요.
그러게요. 남편의 외모나 태도가 좀 그러네요
음.. 무언가 맺힌걸 풀고 싶어하시는게 보이네요
여기서 그냥 다 털어버리세요
글로도 설명할 수 없는 상황들이 있었겠지만
잘 넘기셨으니 이런 글도 올리시는거 아닐까 싶어요
격려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아니 못하는거겠죠 즐기면서 살렵니다
즐기면서 사는 인생이 최고죠. 댓글 감사드립니다
드라마도 안보는 사람인데 다음편이 기다려 지네요. 그나저나 남편의 외모나 뒷조사와 잔소리,태도등이 뭔가 좀 언발란스 하긴 하네요. 연봉에 가까운 위자료라던가 자녀에 대한 협박이라던가..좀 찜찜하네요.
관심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사연도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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