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만 듣던 베트남 식당에 다녀왔습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쌀국수 식당 이런 곳 아니라, 베트남인들이 주로 가는 국내 로컬 식당입니다. 경기도쪽에 주로 있고, 도심 한 가운데에 쇠락한 식당이나 무도장을 사들여 식당으로 바꿔 운영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한국사람은 찾아서 가지 않고, 독특한 분위기 탓에 우연히 들렀다 해도 나오게 마련이라 하고요. 베트남 여자 친구가 친구의 생일잔치가 있다며, 함께 가자고 해서 갔습니다. 다른 베트남 여자 친구에게 몇 번 이야기를 들었던 터라 호기심이 있었기에 오케이 했습니다.
지하 2층에 쿰쿰한 냄새를 따라 문을 열고 들어갑니다. 베트남 특유의 음식 냄새가 진하게 배어나오고요. 딱 봐도 한국에서 보기 어려운 독특한 음식(이상한 새우 꼬치와 양샤브샤브, 샐러드 등) 을 딱 봐도 베트남 사람들이 앉아 먹고 있습니다. 이색적인 풍경에 신기해하고 있는데 그나마 덜 동남아스럽게 생긴 덕인지, 다른 사람들도 신기해하더라고요. 아마도 어? 한국사람 아닌가? 이런 느낌. 25평 정도이고, 벽은 검정색입니다. 위에는 사이키 조명 같은 거 달아놨고, 한켠에 대형 노래방 기계가 있더군요. 그냥 먹다가 아무나 나와서 노래 부르는 시스템.
다른 테이블에서는 애기 돌 잔치가 한창이었습니다. 남자가 거의 대부분이라 할 정도로 많았고요. 반대로 제가 참석한 테이블은 여성이 거의 대부분이었습니다. 한 시간쯤 먹고 술이 적당히 오르니, 저쪽 테이블에서 남성 몇 명이 술을 들고 이쪽에 합석합니다. 재밌는건, 이쪽 테이블도 그런 걸 자연스레 받아들인다는 거. 그렇게 몇 명의 남성과 여성은 웃으면서 이야길 하고, 전화번호를 주고 받습니다.
화장실에 갔다가 옆 소파에서 잠시 쉬고 있을 때였습니다. 아까 합석했던 한 청년이 옆에 앉더니 "저보다 나이 많으시죠? 형님이라 불러도 될까요?"라고 묻더군요. 오케이하고, 이야길 좀 나눴습니다. 그 친구가 술에 좀 취한 터라 주저리 주저리했고, 저는 그냥 웃으면서 재밌게 들었습니다.
-나 31살이다. 한국에 일하러 온지 10년 됐다. 한국 남자랑 결혼했다가 이혼한 베트남 여성이랑 결혼했다. 그런데 싸웠고, 이혼했다. 그리고 다른 베트남 여성이랑 결혼했다.
-베트남 여성들이 한국남자랑 많이 결혼하는데, 이혼도 많이 한다. 국제결혼하는 한국남자들 좀 이상하다고 하더라. 이혼한 애들이 이런 곳에 가끔 오고, 나이트 같은 곳도 간다. 스트레스 풀러.
-우리(베트남 젊은이들)가 한국 여성 만나겠나. 그럼 베트남 여성을 만나야지. 걔네도 놀고 싶어한다. 그래서 잘 된다. 눈 맞으면 섹스 많이 한다.
-페이스북 하나? 나는 틱톡도 하고 뭐도 하고 다 한다. 아직 젊으니까(온라인 앱으로 베트남 여성 많이 만나고 유지 관리도 한다는 뜻)
그리고 저에게 물어보더라고요. "형님, 아까 같이 오신 여성분, 결혼하신 거에요? (아니. 그냥 여자친구야) 그럼 결혼하실 거에요? 국제결혼은 다시 한 번 생각해보세요. (아니. 나 유부남인데?) 아. 그렇구나. 암튼 혹시라도 이혼하시더라도 베트남 여성 안 됩니다. 걔네들 전부 그렇고 그런 애들이에요. (아, 뭐 걸레?) 네네, 그거요. ㅎㅎ"
몇 시간이 지난 후 돌 잔치 팀 가고, 저희 팀도 모두 뿔뿔이 떠났습니다. '그렇고 그런 애들'이라는 말이 기억에 남더군요. 그래서 저는...그날 그렇고 그런 여자친구와 그렇고 그런 짓을 하고, 집에 갔습니다. 재밌는 하루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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