칡넝쿨과 등나무 - 갈등(葛藤)
우리 산야(山野)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칡넝쿨(葛)이다. 이 칡은 다년생 콩과 넝쿨식물로 풀처럼 생겼지만 줄기가 해마다 굵어져 나무로 분류되고 있다.
뿌리는 약용으로 쓰이는데 갈근(葛根)이라 부르며 칡차로 먹기도 하고 발한, 해열, 해독에 쓰이고 갈증을 없애는 효능이 있으며 설사 치료의 성약(聖藥)이라 부르기도 한다.
그리고 이와 비슷한 종류 중에 등나무(藤)가 있는데 등나무는 콩과로 분류되는 콩과 넝쿨 나무이다.
등나무는 한더위에 그늘을 주고 줄기로 지팡이나 의자를 만들며 등꽃은 말려 부부 금실에 좋으라고 신혼금침(新婚衾枕)에 넣어주기도 하는데 봄철에 새순을 나물로 먹기도 하고 해열에 좋으며 변비에도 탁월하다.
그런데 이 두 식물은 모두가 넝쿨식물이며 넝쿨식물의 특성은 혼자 서지 못하고 남을 의지해야만 일어설 수 있다. 또 남을 의지하면서도 빙글빙글 돌면서 올라간다.
그런데 이 두 식물은 서로 다른 습성(習性)을 가지고 있다. 칡넝쿨은 반드시 우측으로 돌면서 올라가고 등나무는 반드시 좌측으로 돌면서 올라간다.
성질이 다른 두 식물이 서로 만나게 되면 서로 잘 났다고 우기며 싸우게 된다. 그래서 이를 보고 칡 갈(葛) 자에 등나무 등(藤) 자를 써서 갈등(葛藤)이라 했다. 갈등이란 의미는 칡 나무와 등나무를 가리키는 말이다.
그런데 갈등(葛藤)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면 "의지를 지닌 두 성격의 대립 현상이며 그 성질에 따라 외적 갈등과 내적 갈등으로 크게 나뉜다. 그래서 이를 바탕으로 하여 분쟁(紛爭)이라고 한다"로 되어 있다.
여기서 외적 갈등은 사람과 사람, 또는 사람과 환경 사이의 갈등을 말하며 내적 갈등은 한 인물의 심리적 갈등을 말함이지요.
그러나 갈등(葛藤)이라는 단어가 만들어진 동기는 두 식물의 습성 때문이다.
칡넝쿨은 위에서 보아 시계 반대 방향으로 타래처럼 말아 꼬니 우파(右派·오른돌이)이고 등나무는 시계 방향으로 외틀어 오르니 좌파(左派·왼돌이)이지요.
그래서 갈등(葛藤)이란?
칡넝쿨과 등나무 덩굴이 서로 얽히고 설키는 것과 같이
① 서로 복잡하게 뒤엉켜 적대시하며 일으키는 분쟁
② 상치되는 견해 따위로 생기는 알력
③ 정신 내부에서 각기 다른 방향의 힘과 힘이 맞부딪치는 마찰을 이르는 말이며, 다시 말해 불화(不和)·상충(相衝)·충돌(衝突)이 곧 갈등(葛藤:conflict)이다.
이렇게 칡과 등나무는 죽살이치면서 서로 엇갈리게 뒤틀려 상대를 거침없이 짓누르고 얼기설기 똬리 틀어 자리다툼을 한다. 그러나 서로 헐뜯고 싸우기는 해도 어느 한편으로는 항상 공존하고 있다.
이렇듯 넝쿨식물은 종류마다 정해진 방향으로 칭칭 처매니 방향을 일부러 바꿔놓아도 다시 원래 제 방향대로 자리를 잡는다.
얽혀진 칡과 등나무도 정해진 방향으로 돌다 보니 서로 짓누르게 된다.
그래서 두 식물은 자연상태에서는 대부분 함께 있지 않고 한자리에 있더라도 서로 죽이지 않고 각자 제 몫을 다하며 살아가고 있다.
부부도 칡넝쿨과 등나무처럼 서로 얽히고설키며 산다. 그래서 갈등을 빚기도 하지만 서로 이해하고 어우르며 합체(合體) 하고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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