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꼴리는 날이었습니다.
날은 좋은, 뭔가 꼴리는 황사 엄청 불어오던 날
저야 여탑을 애용하기에 호구로 걸리는 일은 안 하는 게 당연하지만
이 년이 앙톡으로 메시지를 보내는데, 이게 거짓말이라고 하기엔
너무 디테일하고 현실감각이 있는 겁니다.
뻥 같지가 않았죠. 같이 술이나 한 잔 할래? 뭐 이런 글이었는데
메시지를 한 시간 정도 톡으로 주고 받다가 결국 믿어버렸습니다.
버스를 한 시간 타고 그녀의 집 근처로 갔죠.
먹을 거랑 맥주랑 소주랑 사들고... 그게 뭔가 묘한 게...
지리도 정확했고, 그녀가 먹을 걸 사라고 지시해 주는데
분명히 자기가 좋아하는 거 사오라고 하는 것도 굳이 속이는 거 같지 않았습니다.
주소로 찾아갔는데, 딩동 벨을 누르니 남자가 그런 여자 없다고 하더라고요.
그 와중에 그녀는 톡을 계속 합니다. 어디 있냐고 물어보고
자신이 그래도 무서워서 보고 만나려고 거길 알려준 거라고 합니다.
10분정도 기다리다가 짜증이 나서 사실대로 얘기하라고 하니,
ㅡ ㅡ 이런 톡과 함께 절 차단해 버렸습니다.
다행히 돈 낭비는 없었죠. 편의점에 반품하고 나왔으니까요.
생각해 보면 절 어디선가 보고 마음에 안 들어서 그런 결정을 했을 지도 모르겠더라고요.
하지만 다시 한 번 그냥 건마나 가는 게 낫겠다고 생각한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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